2024 Recap

2024 Recap

2024년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아팠다. 그 과정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감사함이 커졌다. 숨 쉬는 것, 아프지 않은 것, 무탈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일이 전부였던 내 삶의 우선순위도 재정립했다. 예전에는 나 자신보다, 주변 사람보다 일이 더 중요했고, 일과 무관한 만남은 시간 낭비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 일은 삶의 한 부분일 뿐, 내 감정과 인생 전체가 일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2달간의 병가는 올해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그 사이 같은 팀 동료는 팀 리드로 승진했고, Soneium 브랜드와 테스트넷이 런칭됐으며, WebX, KBW, Token2049 등 주요 행사들도 열렸다. 처음 한 달은 혼자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했고, 아직 회복도 안 된 상태로 KBW에 참석했다. 하지만 빠른 회복에는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남은 한 달은 매일 운동하며 건강을 되찾았다.

복직 후에는 바뀐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을 하면서 불안감에 의욕이 저하된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책임감이 생기면서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는 것에서부터 버텼다. 놀랍게도 기본적인 일을 제때 해내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전에는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탁월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기본에 충실한 것이 더 중요했다.

신뢰와 자신감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라, 당연한 일들을 꾸준히 해내면서 점진적으로 쌓이는 것임을 깨달았다. 연말에 돌아보니 일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미묘하게 달라졌고, 그 변화가 자연스럽게 동료들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내 잠재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공부하며 해야할 것 이상으로 가치를 기여하고 싶다.

1년 동안 회사는 급격히 성장했고, 내 역할도 마케팅에서 Consumer and Gaming BD(사업개발), 그리고 현재는 Partnership BD로 변화했다. 빠른 변화 속에서도 현재 하는 일이 즐겁고 더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올해 네 차례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한번의 패널 모더레이터와 한번의 발표를 했는데, 매번 아쉬움과 함께 더 많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내년에는 꾸준히 공부해서 출장에 참여할 때 더 많은 가치를 회사에 제공하고, 나아가 더 큰 사이드 이벤트의 패널이나 발표자로 참여하고 싶다.

4분기에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식사 패턴이 자리잡았고, 수능을 마친 동생과 가족들과도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다만 운동과 독서 습관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체력이 약해지고 잦은 건강 문제를 겪었다. 건강 회복에 집중하느라 주변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올해는 특히 하루하루 버티기에 급급해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크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나를 아껴주고 도와주었다. 앞으로 건강을 되찾으면 취미 생활도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 일에만 매몰되지 않고 삶의 여러 측면을 경험하며 후회 없는 20대를 보내고 싶다.

올해 깨달은 통찰은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점이다. 시간, 성공, 부의 가치까지, 모든 것은 비교 대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새해도 또 하나의 하루인데, 우리는 왜 유독 새해에 목표를 점검하고 동기부여가 될까? 시간도 상대적이므로, 매일을 새해처럼 살면 지금보다 더 발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인식하게 되지만, 이런 상대성 속에서도 내 줏대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5년에는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다. 지난 2년간 업계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 시야가 좁아졌음을 느꼈다. AI를 공부할 시절 연구실과 논문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현재도 한정된 시각에 갇혀있을지 모른다. 의식적으로 comfort zone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

2025년에는 나와 내 주변이 사랑 가득한 따뜻함으로 채워지면 좋겠다.